[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협의회] 2026.03.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협의회가 다음 주 2026년 정기총회(260325)에 즈음하여, 시민발전협동조합들의 지난 12년 경험을 기록하고 "더 힘차고 더 정의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백서를 펴냅니다. 여기 맛보기로 <발간사> 및 <편집자>의 변을 일부 발췌하고 목차를 소개합니다. 감질나서 못참겠다면, 백서 전문 파일도 제시할테니, 내려받아 갈무리하여 음미하기 바랍니다.
발간사 (이창수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중
"이 백서는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의 회원 협동조합들이 현장에서 에너지 민주주의를 현실로 만드는 구체적] 실천의 결과물이자 과정의 기록입니다. 성공의 순간만이 아니라, 제도의 벽 앞에서 멈춰 서야 했던 시간, 정책 변화에 따라 방향을 다시 잡아야 했던 경험, 인력과 재정의 한계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온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기록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시민 주도의 재생에너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현장의 답변입니다."
이 백서를 기획하고 편집한 책임자 정은호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장의 서문 '들어가며'는 독자들에게 "더 힘차고 더 정의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에너지협동조합 백서의 얼개를 그려주며 그 진국을 우려내 줍니다.
들어가며(정은호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장의 편자 서문) 중
[에너지협동조합]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결코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탈원전과 에너지전환의 지향은 뚜렷하였으나 누구도 가보지 않은지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정권의 향배와 에너지정책의 변화로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지요.
사실 에너지정책과 전력산업의 변화는 개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 지역으로 흩어진 에너지협동조합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고자 2014년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가 출범하였습니다.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의 모태인데, 지금 연합회에 가입한 협동조합은 78개 조합원 수는 4만 5천 명에 달합니다.
에너지협동조합의 사연은 시간의 무게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쌓여 있습니다. 여기서 일일이 다룰 수는 없지만, 원자력 발전소 하나 줄이기에 앞장섰던 서울의 에너지협동조합들은 누구보다 먼저 뛰어들었기에 누구보다 많은 매를 맞았습니다. 돌아보면 당시 언론이 태양광과 협동조합에 쏟아붓는 비난과 매도는 무자비하기 이를 데 없었지요. 한때 협동조합의 활동이 시들할 정도로 위축되었으나, 지금은 다시 기지개를 펼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서울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에너지협동조합의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하였습니다. 연합회에 가입한 78개의 협동조합 가운데 40개가 경기도에 있으며, 연합회 회원조합들이 개발한 45MW의 태양광발전소 가운데 24MW가 경기도에 자리합니다. 특히 경기도의 26개 협동조합이 힘을 모아 5MW 규모의 서수원·월암IC 햇빛발전소를 준공하였고, 지금은 모든 협동조합이 권역별로 4개의 SPC를 만들어 김포 계양저류지의 10MW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햇빛발전운동은 영광 원자력발전소에 반대하는 탈핵운동에서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에너지전환 활동은 2019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늦었기에 더욱 맹렬하게 움직였나요. 광주의 에너지협동조합들은 ‘내가 쓰는 전기 내가 만들어 쓴다’는 기치 아래 지난해까지 6.15MW의 태양광발전소를 개발하였습니다. 최근에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라는 폭거에 맞서 에너지협동조합 최초로 공공부지에 온사이트 직접PPA를 성사시켰습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2025년 7월 22일 직접PPA 발전사업자의 자격요건을 완화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광주는 사회공헌활동에서도 태양광 지도 제작이나 1.5℃ 라이프스타일 실천운동과 같은 남다른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많은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규모 공공체육시설에 인천시, 발전공기업과 함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였습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노동조합 및 시민단체와 함께 한국GM 부평공장에 태양광발전소 설립을 추진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설치를 요구하는 금속노조의 녹색단체 교섭안은 그 성과라 할 것입니다.
대구는 2004년 제1회 세계솔라시티 총회를 계기로 시민·환경단체들이 에너지전환에 나서 햇빛발전소를 건립하였습니다. 그러한 성과들 가운데 하나가 지난해 11월 RE100 기업과의 오프사이트(o-site) 직접PPA를 기반으로 대구 최초의 1MW급 햇빛발전소를 준공한 것입니다. 대구는 또한 자전거 활성화를 통한 수송부문 에너지전환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2022년에는 RE100 시민클럽을 발족해 RE100 시민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개별 협동조합의 고민과 활동도 귀한 교훈으로 다가옵니다.
경기도의 선도적인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많은 성과를 일궜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동조합의 사업영역을 태양광발전소 시공까지 확장시켰습니다. 주민들의 재산권 손실과 생활상 불편이 쌓이고 갈수록 농촌인구가 줄어드는 경기북부의 접경지역에서도 에너지협동지역의 소중한 싹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접경지역 태양광을 활성화하면 더욱 탄력을 받으리라 기대합니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은 가톨릭에 기반한 협동조합으로 신앙과 협동의 힘을 모아 에너지전환을 실천하고 있으며,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은 ‘밥 한 그릇의 사회적 실천’을 하는 생명의 모심에서 에너지 생명운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불휘와 한살림은 연합회의 보통 협동조합들과 다른 점이 적지 않은데, 특히 두드러진 대목이 발전부지입니다. 불휘와 한살림의 발전부지 대부분이 공공부지가 아니라 사유지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공공기관의 태양광발전이 활성화될 것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우리 협동조합들이 활동반경을 넓히는 차원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도 허투루 흘릴 수 없는, 아니 흘려서는 안 되는, 한 방울 한 방울 귀한 땀방울이 배어 있는 소중한 기록입니다. 특히 경남은 ‘낯부끄러운 재무성과’를 드러내며 ‘고백적 회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미래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세월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이지요.
솔직히 처음 백서를 기획할 때는 어줍잖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에너지협동조합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고, 에너지 자립도시를 형성하고자 연합회를 결성하였으나, 개별 협동조합의 경험과 어려움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 개별 협동조합들이 겪은 어려움과 성공사례를 백서의 형태로 정리함으로써 각기 다른 조건의 협동조합이 쉽게 참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하였지요.
지금 우리 조합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를 다른 조합들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살펴보는 것을 통해서 말이지요. 하나하나의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주제넘은 생각이었구나, 반성하였습니다. 에너지협동조합들은 이미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시련 속에서 단련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새로운 거래방식으로, 새로운 협력과 연대관계로 발전하고 있었으며, 협동조합의 활동을 옥죄는 제도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정책변화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협동조합이 딛고 있는 기반, 협동조합의 힘이구나! 에너지협동조합과 연합회가 앞으로도 주욱 발전하여 새로운 10년, 100년의 역사를 가꾸어 갈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
백서에는 열다섯 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
백서의 순서는 [오늘, 우리의 모습에서] 오늘의 현황을 먼저 살펴본 다음, [어제, 성장과 진화의 기록에서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개별조합이 성장해 온 구체적인 경험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내일, 넘어서야 할 과제들에서] 앞으로 우리 에너지협동조합이 넘어서야 할 과제들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힘이 달려 이익공유제와 농촌형 태양광에 머물렀습니다. [부록] 비상행동의 기록은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아쉬움도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라도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어떤 것은 도움이 됐고, 어떤 것은 유명무실한 것들이 보입니다. 역량이 다르고, 지방정부와의 관계가 다르고, 지역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차이를 드러냈다면 백서가 좀 더 생동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번 백서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남은 숙제야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편집자 정은호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장의 '들어가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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