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너지 뉴스/기후변화 대응

경제·에너지·민주를 묶는 실험, 해보면 돼

by 심상완 2022. 6. 2.

[한겨레 세상읽기 안희경] 등록 2022.06.02.

 

경제·에너지·민주를 묶는 실험, 해보면 돼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hani.co.kr)

 

경제·에너지·민주를 묶는 실험, 해보면 돼

[세상읽기] 안희경 재미 저널리스트 나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는 ‘서기 2000년이 오면’으로 시작하는 노래가 댄스와 함께...

www.hani.co.kr

...

왜 정부는 RE100에서 재생에너지로 쳐주지 않는 원자력발전을 해결책으로 제시할까?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한 방 돌파정신’이 우리의 뼛속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산업화와 함께한 질긴 중앙집권적 발상이다. 여기에 공공 전력 모델이 우리에게는 한국전력뿐이기에 공공 재생에너지 시대를 그려낼 상상력이 빈약하다. 새크라멘토전력공사는 캘리포니아주 전력 생산 5위인 공공기관으로, 1923년에 새크라멘토 카운티에서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는 최근 5년을 당겨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만큼 이들은 지역공동체가 전력 생산 방식에 관여할 권한과 조건을 갖춰낸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선도하는 곳들은 지역의 주택과 산업용 시설, 공유지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이윤을 나누며, 기존 수직적 중앙집중 방식을 수평적으로 분산하면서 속도를 높여왔다. 지역분권의 풀뿌리 민주주의와 경제 또한 그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냈고 활기찬 로컬경제를 만들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논의는 송전과 배전 비용을 절감하는 건물 옥상(roof top) 태양광이냐,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발전을 하는 태양광 발전소(solar farm)냐를 두고 서로 논박한다. 거기에 2024년에 끝나는 태양광 설치 때 세금 혜택 연장이 불평등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주택을 소유한 중산층 이상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좀 더 민주적인 공공성을 담보하는 길로 들어섰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이 꼴찌인 우리는 뒤늦은 만큼 앞선 이들의 시행착오를 살피며 좀 더 성큼 공공을 위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온 국민이 새벽종에 일어나 만들어낸 마을의 기적, 공장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이다. 모두의 안녕과 이익을 위한 곳에 깃발이 꽂힌다면 기적은 재생될 것이다.

 

청년기후행동의 활동가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반기후 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년기후행동은 이날 국가차원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최우선에 놓고 탈석탄·탈원전·탈내연 및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100% 국가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