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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연대/협동조합 이야기

함께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협동조합의 정관작성법

by 경남햇발 2013. 4. 29.

  함께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협동조합의 정관 작성법 

기획재정부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1일 부터 3월 31일까지 4개월 동안의 협동조합 설립 신청 건은 총 850건으로 하루 평균 7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연말까지 3000여개, 5년 내 1만여 개의 협동조합 설립을 내다보고 있다. 바야흐로 협동조합의 열풍이 불고 있는 즈음, 협동조합의 설립에 함께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협동조합의 가치와 7원칙,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

 

협동조합이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서 공동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 (국제협동조합연맹, ICA)'으로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연대의 6대 가치를 기본으로 정직, 투명, 사회적 책임, 배려라는 윤리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더불어 1995년 ICA에서 발표한 협동조합의 7원칙은 ①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②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③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④ 자율과 독립 ⑤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⑥ 협동조합 간의 협동 ⑦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협동조합의 개념과 가치를 천명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방향과 운영원리를 담은 <협동조합의 헌법>과 같다 할 수 있으며, 협동조합의 가치와 7원칙을 내포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협동조합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여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지난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협동조합>을 재화와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으로 정의하고(협동조합기본법 제2조) 조합원을 위한 최대봉사, 자발적 결성, 공동소유 및 민주적 운영, 투기목적·일부 조합원 이익 추구 금지를 기본원칙으로 명문화하고 있다.(동법 제6조)  

기본법의 가장 큰 특징은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독자적 법인격을 인정함으로써 상법과 민법으로 대표되는 기존 법제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사회적 수요를 반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기본법에 따라,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동일한 목적을 지닌 5명 이상이 모여 정관을 작성하고 설립동의자를 모집해야 하며, 이후 창립총회 → 설립신고 → 사무인계 → 출자금 납입 → 설립등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우리 법제상의 주식회사 등 법인설립과 유사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협동조합의 정관작성법

 

 

정관(定款)이란 실질적으로는 법인의 목적과 조직, 운영에 관한 자주적인 최고의 자치법규를 의미하고 형식적으로는 이를 기재한 서면을 의미하는데, 정관의 내용이 강행규정이나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법인의 모든 구성원과 기관에 대한 구속력을 갖는다.

우리나라 현행 법체계상 모든 법인의 설립행위에는 공통적으로 정관작성이 필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정관작성은 법인 설립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으며 모든 법인은 서면으로 작성한 정관을 바탕으로 설립절차를 진행하고 등기를 완료함으로써 법인으로 성립되고 법인격을 취득하게 된다.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일반협동조합은 영리법인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으로 규정하여 2개의 법인격을 인정하고 있으며(동법 제4조) 정관작성은 발기인 5명 이상이 정관을 함께 작성하고 서면에 기재한 후 기명날인하고 서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또한, 정관의 각 조항은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사항으로 누락되는 경우 정관 자체의 효력이 무효가 되는 <필수적 기재사항>과 누락되는 경우에도 정관이 무효가 되지는 않으나 해당 사항에 관하여는 법률상 효력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정관에도 14가지의 <필수적 기재사항>이 포함되어야 하며(동법 제16조) ① 목적 ② 명칭 및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③ 조합원 및 대리인의 자격 ④ 조합원의 가입, 탈퇴 및 제명에 관한 사항 ⑤ 출자 1좌의 금액과 납입 방법 및 시기, 조합원의 출자좌수 한도 ⑥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 ⑦ 잉여금과 손실금의 처리에 관한 사항 ⑧ 적립금의 적립방법 및 사용에 관한 사항 ⑨ 사업의 범위 및 회계에 관한 사항 ⑩ 기관 및 임원에 관한 사항 ⑪ 공고의 방법에 관한 사항 ⑫ 해산에 관한 사항 ⑬ 출자금의 양도에 관한 사항 ⑭ 그 밖에 총회·이사회의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이 그 내용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획재정부는 4가지 유형(일반협동조합, 일반협동조합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른 정관 기재사항을 <표준정관례>로 고시하여 협동조합기본법의 취지를 살리고 협동조합의 자유로운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표준정관례

 

기획재정부의 일반협동조합 표준정관례를 살펴보면, 선택기재 조항과 필수기재 조항으로 구별하고 있으며, 일부 조항의 경우에는 협동조합의 구체적 유형(ex. 소비자협동조합·생산자협동조합·직원협동조합·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 등)에 따라 해당 조항을 세분화해서 명시하고 있기까지 하다.  

일반협동조합의 표준정관례에 따라 개괄적인 구조를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제1조 ~ 제8조] 는 정관 총칙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협동조합의 명칭, 목적, 사무소 소재지, 공고방법 등 필수적 기재사항을 비롯하여 조합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일반 조항들을 작성하게 된다. 전반적인 내용이지만 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을 정제하여 실어내는 부분이며 특히, 목적과 조합의 책무에 대한 부분은 협동조합의 <자율과 독립의 원칙>과 <교육·훈련·정보제공의 원칙>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토론과 합의과정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제9조 ~ 제16조] 는 조합원에 관한 조항들로 조합원의 자격, 가입·탈퇴 및 제명에 관한 사항,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을 작성하는 부분이다.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라는 협동조합의 원칙과 연결되는 부분이므로 평등, 배려 등 협동조합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제17조 ~ 제22조, 제61조 ~ 제67조] 는 출자와 적립금 등 협동조합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조항들로 출자 1좌의 금액과 납입방법 및 시기, 조합원의 출자좌수 한도, 잉여금과 손실금의 처리, 적립 관련, 출자금 양도에 관한 사항 등을 작성하는 부분이며, 협동조합의 7원칙 중 조합원의 자본은 공정하게 조성되고 민주적으로 통제되어야 한다는 <조합원 경제적 참여의 원칙>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제23조 ~ 제54조] 는 조합의 조직 즉, 기관과 임원에 대한 조항들로 총회, 이사회, 임원과 직원 등에 관한 내용을 작성하는 부분이다. 특히, 조합원은 총회에서 출자에 상관없이 1인1표의 의결권과 선거권을 가진다는 <협동조합의 민주적 관리의 원칙>이 들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55조 ~ 제60조] 는 사업 및 회계, 운영에 관한 필요적 기재사항을 작성하는 부분으로 <협동조합의 교육·훈련·정보제공의 원칙>을 전제한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사업내용과 관련하여 협동조합은 조합원과 직원에 대한 상담과 교육·훈련 및 정보제공, 조합간의 협력을 위한 사업, 조합의 홍보 및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을 반드시 포함하여야 하는데 (협동조합기본법 제45조 동일) 이를 통해 <협동조합간 협동의 원칙>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의 원칙> 모두를 확인할 수 있다. 

[제68조 ~ 제71조] 는 조합의 합병·분할·해산·청산에 관한 내용을 작성하는 부분이다. 특히, 협동조합의 청산 시 잔여재산의 귀속은 일반협동조합은 정관규정에 따르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이나 국고에 귀속하게 되는 점에서 구별된다.

(협동조합의 정관작성은 표준정관례를 바탕으로 조합의 목적과 유형에 따른 규정 이외의 사항은 자율적으로 규정할 수 있으나, 법에서 정한 정관의 필수적 기재사항과 운영과 관련하여 향후 법률적 효력이 발생되어야 할 부분 이외의 사항까지 필요이상의 과다한 내용을 정관에 기재할 필요는 없다.)

 

 

협동조합의 시작, 가치를 담아내는 정관작성법

정관작성은 협동조합 설립 절차상의 단순한 부분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모아 협동조합을 함께하는 가치와 취지를 담아내는 과정이자 협동조합의 정신과 7원칙을 확인하는 과정, 진정한 협동조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조합원들의 협동조합 원칙에 대한 이해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양보와 협력,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조합원들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로서 협동조합 운영의 핵심적인 가치와 방식을 반영하여 정관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치열하고 끊임없는 가치공유의 작업-민주적 방식으로 조합의 취지와 협동의 의미를 담아 정관을 작성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_ 민현범 강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 (mind9@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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