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뉴스=박미리 기자] 2023.04.17
[인터뷰]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신임 상임대표
지역·업종간 연대와 협력 환경 마련 및 균형 있는 거버넌스 구축 계획
최근 발표된 제4차 협동조합기본계획서 ‘협동조합 육성정책 부재’ 아쉬워
“그동안 양적으로 성장한 협동조합, 이제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
“협동조합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인프라 및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박남수 상임대표는 “지역에서 개별 협동조합들의 생존율이 낮고, 지속적인 활동과 역할을 수행하는 협동조합이 많지 않다. 자생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로 열악하다”고 협동조합 현 상황을 전하면서 “협동조합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충무로에 소재한 공간채비에서 열린 전국협동조합협의회(이하 전국협) 제4차 정기총회에서 박남수 신임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박 상임대표는 경기도협동조합협의회 공동대표, (사)경기북부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장, 의정부이종협동조합연합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성장을 위해서는 '현장'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한 그는 “협동조합의 근본적인 힘은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의 역할 강화하기 위한 생태계 마련
“전국에 있는 협동조합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 업종간 연대와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박남수 상임대표는 임기동안 ▲전국협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협동조합 조직 강화 ▲지역과 업종의 연대와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민관학으로 구성된 균형있는 거버넌스 구축 ▲재정적 자립을 위한 자조기금 조성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한 협동경제 사회화 ▲세계협동조합연맹과의 지속적인 관계 개선 등 총 5가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에서는 ‘민관학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욕구가 많은 상황이다. 그는 “지역에서는 거버넌스가 구축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과는 현저한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또는 사회문제 해결, 협동조합 생태계 구축을 위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대학을 비롯한 협동조합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양적 성장을 가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설립되고 난 뒤에 자립능력이나 지속 가능한 자생력은 취약한 상태에서 양적 성장에 비해 재정적인 자립도가 낮습니다.”
협동조합의 재정적 자립을 위한 자조기금 조성 역시 박 상임대표가 추진하려는 계획 중 하나다. 그는 “협동조합들의 재정적 자립을 위한 사업모델 발굴 및 제도적인 지원 정책들을 연구 개발하여 협동조합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며 “특히 농협, 수협, 신협과의 연대 및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의 자립구조를 안착 시키고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재정적 독립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세계협동조합연맹(ICA)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관계를 유지할 계획도 있다. 그는 "세계 협동조합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기조를 맞춰, 국내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며 "아직 우리나라보다 협동조합 기반이 취약한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리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시도하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규모화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최근 기획재정부가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을 발표했다. ‘지속가능발전 주체로서 협동조합의 재도약’을 비전으로 ▲좋은 기업으로서 협동조합의 경쟁력 강화 ▲협동조합의 공동체 문제해결 역할 강화 ▲연대·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인프라 개선을 통한 협동조합 등 투명성 강화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번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대해 박 상임대표는 “협동조합에 대한 육성 정책이 부재한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정부와 지자체는 협동조합 설립에만 주력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방관적 자세에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입법 되었어도 행정이 제대로 시행하기에는 미흡했다. 특히 정책입안자들과 정책을 시행하는 공무원과 현장 사이에 많은 괴리가 존재했다”고 꼬집었다.
박 상임대표는 “(제4차 기본계획에서 목표로 하는)일자리 창출과 협동조합 규모화를 통한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 지역 사회서비스 제공확대, 사회통합과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은 지역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 있는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제3섹터에서 어떤 기업이나 정부 서비스보다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의 역할이자 정체성입니다.”
“협동조합의 유일한 출구는 협동조합간 협동입니다”
국내 협동조합들은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된다. 그러다보니 자본이나 역량, 인적·재정적 인프라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더구나 협동조합은 사회적 책임까지 감당해야 하기에 엄청난 이윤을 축적하는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박 상임대표는 이 같은 현실속에서 ‘협동조합 간 협동’이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동조합이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과 광고비를 들여 판매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제품을 모아놓으면 광고비를 줄이고, 공동판매를 하고, 판로도 확보하고 공동 마케팅도 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울려 이익을 나눌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대표 사례로 최근 오픈한 ‘더쎈몰’을 꼽았다. 그는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엄선해 판매품목에 넣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발굴, 지원해 내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동조합의 협동을 통해 규모화 해 내는 일을 실질적으로 증명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의 질적 성장, 가치 실현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그동안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기업은 양적으로 성장해왔다. 현 정부에서는 자생력 강화를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협동조합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박 상임대표는 ▲사람에 대한 지원과 육성 ▲개별 협동조합들을 위한 공간 ▲시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력 ▲지자체별 협동조합 지원 육성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제품을 만들고 수익을 내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리더 또는 임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협동조합 지원정책이 담겨진 협동조합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별로 협동조합지원 육성조례를 만들어 지역마다의 특화된 육성정책과 기본계획을 통해 협동조합 성장을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례를 만들면 앞서 언급한 '민관학 거버넌스 구축'도 가능해 질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협동조합의 질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출처: [소셜임팩트뉴스=박미리 기자] 2023.04.17 http://www.socialimpact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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