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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발전/정부정책

헌재도 ‘우려’했다…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있어야지

by 심상완 2024. 5. 17.

[한겨레 박기용 기자] 수정 2024-05-16 21:11 등록 2024-05-16 14:00

헌재 재판관도 궁금해한 기후소송 쟁점 ③
2030~2050년 감축 목표치 부재 지적에
정부 “5년마다 재검토하고 새로 수립·시행”
청구인 “미래세대 보호 조치의 전적인 부재”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4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지난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19명의 원고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불충분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처음 소를 제기한 지 4년 만에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30년부터 2050년까지 20년 구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없으면 혼선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기후소송 1차 공개변론 자리에서 정정미 재판관이 정부 쪽 변호인들에게 한 질문이다. 현행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과 관련 시행령에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고, 2030년부터 2050년까지는 목표치가 없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미선 재판관도 “2030~2050년 감축 목표량을 설정하는 게 타당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정부 쪽은 “탄소중립기본법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명확히 선언하고 있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진전의 원칙’(역진 방지)에 따라 5년마다 강화된 목표를 설정하게 돼 있”는 만큼, 2030년 이후 연도별 목표치를 굳이 일일이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기본법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중장기·연도별 감축 목표를 5년마다 재검토하도록 하고,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도 5년마다 새로 수립해 시행해야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의 법적 구조가 결국 ‘2050 탄소중립’을 지키도록 돼 있으니, 법에 연도별 목표를 일일이 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이번 소송과 ‘닮은 꼴’인 2021년 독일의 기후소송을 한번 살펴보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그해 3월24일 정확히 그 이유로 ‘연방기후보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19년 제정된 이 법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독일 헌재는 “이 목표대로면 2030년 이후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여야 한다”며 “이는 인간의 생활영역 전체가 위협받는 것으로,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현재 세대가 탄소예산을 과도하게 소진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자유권을 제약하고 그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독일 정부와 의회를 향해 “감축 부담의 적절한 배분을 위한 경로 설정”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위헌 결정으로 독일 연방정부와 의회는 5개월 뒤인 8월18일 연방기후보호법을 개정했다. ‘제3조 국가기후목표’ 내용 가운데 탄소중립 시기를 2050년에서 2045년으로 당기고,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55%에서 65%로 상향한 것이다. 또한 기존 법엔 없던 2040년 감축 목표를 신설해 88%로 명시하고 2050년엔 탄소중립을 넘어 ‘음’(negative)의 온실가스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목표 상향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철강 등의 산업에 대해 최소 50억유로(7조4천억원)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도 했다. 국내 기후소송 청구인 쪽 변호인들은 독일 헌재의 결정을 두고 “법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정부와 국회가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한 선도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탄소중립기본법 뿐만 아니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도 2031년 이후 기간의 감축 목표치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이 계획을 확정하며 현 정부 임기(2027년)까지는 온실가스를 연평균 2%씩 줄이다가, 2028년부터 그 폭을 크게 늘려 3년 동안 9.1%씩 줄이도록 했다. 사실상 차기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감축 부담을 떠넘긴 셈이다.

청구인단 변호인들은 이를 두고 “미래세대 보호 조치의 전적인 부재”(과소보호금지원칙 위배)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변론요지서에서 “결국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은 ‘탄소중립’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선언하면서도 실천 방법은 전부 백지 상태로 놓아둔 채 막연한 약속과 기대만 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미래세대인 청구인들에겐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설정과 집행을 국가에게 정당하게 요구할 헌법적 권리가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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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출처: [한겨레 박기용 기자] 

헌재도 ‘우려’했다…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있어야지 (hani.co.kr)

 

헌재도 ‘우려’했다…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있어야지

“2030년부터 2050년까지 20년 구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없으면 혼선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기후소송 1차 공개변론 자리에서 정정미 재판관이 정부 쪽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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