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문제는 ‘신냉전’이라 불리는 국제적 갈등 속에서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인’ 간의 국제적 연대가 가능한 의미 있는 고리라 여겨져왔다. 하지만 지난 30일부터 이틀 동안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이 문제를 매개로 미-중 협력 등 국제연대를 이뤄내는 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일깨워줬다.이번 회의의 핵심 관심사는 3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회 유엔기후변화회의(COP26)에 앞서 세계 주요국이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해 ‘일치된 목소리’로 의미 있는 결단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결론적으로 미-중 사이의 알력으로 인해 ‘절반의 대책’만이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주요 20개국 정상들은 31일 공개된 공동선언문에서 “우리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한다는 파리기후협정을 준수하면서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이 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노력을 추구하기로 했다”는 데 합의했다. 파리협정보다 1.5℃ 목표를 더 강조한 ‘진전된 공약’이 나온 셈이다.
하지만 이를 달성할 구체 대책은 여전히 미완성이었다. 기후변화의 주 현상인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0’으로(탄소중립) 하는 시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과학계는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해왔고,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2050년을 못박으려 했다. 하지만 중국을 필두로 러시아·인도가 연기를 주장해 “금세기 중반까지”(around mid-century) 달성한다는 어구를 넣는 등 애매하게 절충했다.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러시아는 ‘2060년으로 연기’를 주장했고, 인도는 시점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주요 배출국의 이견으로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이런 징조는 이번 회의 개최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주요국 정상들이 모이는 첫 대면 회의였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 참가하지 않아 회의의 한계를 예고했다. 결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약속을 하는 데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는 사실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최대 탄소배출원인 ‘석탄 사용’과 관련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정상들은 올해 말까지 해외의 석탄발전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합의했지만, 자국 내 석탄발전을 언제 끝낼지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라는 문구로 얼버무렸다. 선진국들은 ‘2030년대 말까지’라는 구체적 목표를 정하자고 했지만, 인도 등이 반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대책에 관해 “희망들이 충족되지 않았으나, 땅에 파묻히진 않은 채 로마를 떠난다”는 말로 이번 회의의 의의와 한계를 지적했다. 그동안 미-중은 악화되는 양자 관계 속에서도 기후변화는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해왔지만 현실은 달랐던 셈이다. 특히 양국 간 최대 현안인 대만 문제 등으로 불신이 증폭된 점이 이번 회의의 성패를 갈랐다....
원문보기: [한겨레 정의길 기자] 2021.11.02.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17547.html#csidx06e06b926a00cd4aad77021bcdd1108
기후변화 대책도 미-중 대결…‘2050 탄소중립’ 불발
간극 확인한 G20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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