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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뉴스/기후변화 대응

[기후뉴스읽기] 온실가스 배출 없는 국내 ‘그린수소’ 생산은 10%뿐

by 심상완 2021. 10. 31.

[한겨레 최우리 기자] 2021.10.08.

[기후뉴스읽기] 온실가스 배출 없는 국내 ‘그린수소’ 생산은 10%뿐 : 환경 : 사회 : 뉴스 : 한겨레 (hani.co.kr)

7일 정부, 수소 비전 발표…불안한 시선 여전
“해외서 수소 수입? 저장·운반 어려워”
“그린수소 생산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광역시 서구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 보고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특화단지 기공식을 마친 후 현대로템의 수소트럭 내부 수소탱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소 사용량을 2030년까지 17배, 2050년까지 122배를 늘리겠다는 ‘수소 선도 비전’을 발표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불안하다는 시선도 많다. 왜 그럴까?

정부와 기업, 수소에 빠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스택(수소와 공기의 전기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부품) 생산을 위한 신공장 기공식이 열린 인천 청라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를 찾았다. 현장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과감히 도전하여 수소경제를 주도해 나간다면 미래 먹거리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 충전을 어디서든 할 수 있도록 2050년까지 수소 충전기를 2000기를 설치한다고도 했다.이날 산업부는 ‘수소 선도 국가 비전’도 발표했다. 2019년 1월 세운 수소 경제 로드맵보다 수소 사용량을 더 늘리기로 했다. 기존 로드맵에서는 2030년까지 194만톤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현재 22만톤 규모의 수소 사용량을 2030년 390만톤, 2050년 2700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가 아니라면 온실가스 감축을 하지 못하는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고려해, 국내서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2030년 25만톤, 2050년 300만톤으로 늘린다. 또 탄소를 흡수하는 기술을 적용한 ‘블루수소’도 2030년 75만톤, 2050년 200만톤까지 늘린다고 했다.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수입할 계획인데, 가급적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그린 또는 블루수소로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출범한 수소경제위원회가 11월 예정된 4차 회의에서 관련 계획을 최종 확정한다.또 국내 1위 온실가스 배출기업인 포스코는 6~8일 서울 삼성동에서 전세계 철강사들이 모이는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수소환원제철이란, 현재는 석탄을 환원제로 활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며 물과 철을 생산하는 방식에서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당연히 석탄을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탄소 감축을 요구받는 전세계 철강산업에서는 적용을 피할 수 없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광역시 서구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소 비전 발표했지만…온실가스 배출 안 하는 그린수소 국내 생산은 10%뿐

하지만 수소에 ‘올인’하는 한국 정부·기업의 움직임을 두고 기후·환경단체와 에너지 전문가들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수소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소의 생산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약 1㎏의 수소를 생산하면서 이산화탄소를 10㎏ 배출한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5% 가량이 그레이수소다.블루수소는 생산 방식은 그레이수소와 같다. 그러나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 기술(CCS)을 이용해 저장한다. 그러나 기술 개발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 기술을 적용해도 완전히 탄소를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그린수소는 탄소 배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한다. 이때문에 그린수소가 아니라면 실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재생에너지부터 늘려야 그린수소 가능하다그런데 이번 정부 발표를 따져보면, 2030년과 2050년 전체 수소 목표량 중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그린수소의 비율은 390만톤 중 25만톤, 2700만톤 중 300만톤으로 6.4%와 11.1%에 불과하다. 이러한 비판을 고려한 산업부 담당자는 “아직 기술개발 가능성을 고려해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 없지만, 가급적 국내 기업이 생산한 그린 또는 블루수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2030년은 50%, 2050년에는 100%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 외국 기업이나 한국 기업이 그린 또는 블루수소를 생산하면 이를 수입한다는 계획이지만, 블루수소의 경우 여전히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만약 외국 기업이 생산한 그린수소를 수입할 경우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특별위원장은 “그린수소는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시기와 적정비중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린수소를 제대로 확대하려면, 연료수입비용이 들지 않는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은 “해외 수입을 하면 나랏돈이 유출되는 문제가 있고, 수소의 저장과 운반이 전기의 저장과 운반보다 어렵다. 재생에너지를 늘린다고 해도 수소 생산할 여력이 없다.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수소 중에 온실가스를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가 중요하다는 개념까지는 공유되고 있지만 수소 생산이 목적이 되고 온실가스 감축은 부차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 현재의 문제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수소보다 효율이 좋고 비싸지 않고 위험하지 않은 전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수소환원제철, 항공유 등에서만 수소를 활용한다”며 한국 정부의 수소 ‘올인’ 경제 전략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그린수소 포럼 온라인 창립식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 적용 2030년대? “수소 생산 목적, 온실가스 감축은 뒷전”

한 해 약 1억톤을 배출해 한국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7을 차지하는 포스코 그룹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더욱 서둘러 적용해야 하고, 공정과정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한다면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김지석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스웨덴에서는 적은 양이지만 이미 수소환원공법으로 생산을 해 볼보에 납품을 했다. 2025~2030년이면 규모있게 수소환원공정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현 포스코 전무가 5일 환경부 국감장에서 “2030년대 중반 부터 수소환원제철로 변경하려 한다”고 한 답변이 너무 늦다는 지적이다.이성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도 포스코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야 하기 때문에 포스코의 환원제철 기술 적용 시점이 다소 느린 것 같다. 그러나 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포스코 자체적으로도 재생에너지를 이용한다면 수소환원제철 기술 활용을 앞당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포스코가 공정 과정이 아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환경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에 공개된 포스코 본사의 지난해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566만톤이다. 환경부는 기밀 보호를 요청한 기업 요구대로 공정과정과 외부 투입 에너지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구분하여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철공정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60~70%인 것을 고려할 때 일반 에너지 사용량도 2500~3000만톤 가량이 되는데 이를 줄일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호텔에서 열린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포럼 행사장에서 녹색당 활동가들이 발언하다 행사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녹색당 제공

한편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과 이상현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상향하는 데 산업계의 움직임이 더디다는 항의를 하기 위해 6일 포스코 주최 수소환원제철포럼 행사 중 이를 요구하는 시위를 한 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수소환원제철 필요하지만 산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술개발 외에도 많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로 연료를 전환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나 인센티브도 만들고 사업장별 감축목표관리 감독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14405.html?_fr=mt2#csidx60348909e134332ab8d07a47547d23d 

 

[기후뉴스읽기] 온실가스 배출 없는 국내 ‘그린수소’ 생산은 10%뿐

7일 정부, 수소 비전 발표…불안한 시선 여전“해외서 수소 수입? 저장·운반 어려워”“그린수소 생산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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