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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뉴스/에너지전환

[EE칼럼] 에너지믹스 조정, RE100 역행하지 않게

by 심상완 2022. 6. 24.

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십수년 전부터 "에너지 전환은 경제"라며 지지부진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하지 않으면 가까운 장래에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럼에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당장의 기업 경영 어려움을 내세워 에너지 전환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급기야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며 탄소감축계획(NDC) 달성 방안도 수정하겠다는 에너지 정책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한국경제를 받치고 있는 수출 대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대거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에 가입하고 관련 기업에게도 이 조건에 맞출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에 부품이나 완제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RE100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선언이다.

일본에서는 2020년 11월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가 정부와 경단련의 면담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의 RE100 참여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소니는 일본 생산시설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소니는 유럽과 중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하고 북미공장도 2030년까지 100% 전환을 마칠 예정이지만 2018년 기준 17%에 머문 일본의 분발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었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대응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여온 우리나라지만 경제계의 대응은 아직 일본을 뒤따르는 모양새다.

세계적으로 RE100에 참여한 기업은 구글·애플·나이키 등 372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선 SK하이닉스·LG솔루션·현대차그룹 등 19개사가 동참했고 삼성전자도 올해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기업 중 이미 61개사는 RE100을 실현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 전체의 전력소비량 중 45%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30대 대기업이 사용한 전력량만 해도 102.92TWh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7.5%인 43.09TWh에 불과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제철·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상위 5개사의 RE100(47.67TWh)을 하기에도 부족한 양이다.

반면 우리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7.5%를 기록하는 동안 주요 경쟁상대인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0%를 넘어섰으며 일본과 프랑스, 미국은 20%를 지나 30%를 향해 가고 있다. 산업에서 우리를 쫓아오고 있는 중국도 30%에 근접한다. 중국이 세계 제일의 재생에너지 생산 국가로 올라선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이들 국가는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에 자국에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넘어야 할 관문은 RE100만이 아니다. RE100은 기업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지만 2023년에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세조정은 정부 차원에서 모든 교역품을 대상으로 한다. 비용을 들여 자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탄소를 감축해온 나라 입장에서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자국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어오는 외국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요즘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연말까지 이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200조원(전체 수입액의 1/3)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동안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온 나라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래서 현 고유가 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획들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달 출범하면서 발표한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은 그 반대였다.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에너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원문 출처: 에너지경제신문 : [EE칼럼] 에너지믹스 조정, RE100 역행하지 않게 (ekn.kr)

 

[EE칼럼] 에너지믹스 조정, RE100 역행하지 않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십수년 전부터 ``에너지 전환은 경제``라며 지지부진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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